첫날은 복잡한 계획 없이 천천히 거리를 걸어보기로 했다. 골목마다 숨은 작은 식당들이 있었고, 어디서든 구수한 국물 냄새가 풍겨왔다. 결국 로컬 식당 한 곳에 들어가 쌀국수를 주문했는데, 진한 육수와 부드러운 면발, 그리고 라임 한 조각이 만들어낸 조화가 정말 훌륭했다. 식당 주인은 서툰 영어로 이것저것 물어보며 친절하게 대해줬고, 그 따뜻한 분위기 덕분에 여행 첫날부터 기분이 좋아졌다.
다음날에는 벤탄 시장을 찾았다. 시장 안은 활기찬 목소리와 다양한 향으로 가득 차 있었고, 상인들은 손짓으로 자신들의 상품을 소개했다. 소소한 기념품을 고르고 흥정하는 과정이 은근히 재미있었다. 점심은 시장 근처에서 먹은 반미였는데, 바삭한 빵, 고수 향, 달콤한 소스가 어우러져 한입 먹을 때마다 감탄이 나왔다.
여행 후반에는 다낭으로 이동해 한층 느긋한 분위기를 즐겼다. 바다를 따라 펼쳐진 길을 천천히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마음이 편안해졌고, 파도 소리는 하루의 피로를 잊게 해줬다. 해 질 무렵, 붉게 물든 하늘과 고요한 바다를 바라보며 이 시간이 오래 지속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베트남은 또 한 번 따뜻한 추억을 남겨줬다는 걸 새삼 느꼈다. 다음에는 더 오래 머물며 이 나라의 여러 도시를 차근차근 둘러보고 싶다.